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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는책

오이대왕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사계절

by 책과노니는집 2020. 10. 7.

오이 대왕[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사계절

 

 

"우리 집은 뒤죽박죽이예요!

우리는 텔레비전도 아빠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볼 수 있어요!

먹는 것도 아빠가 원하는 것만 먹을 수 있고,

입는 것도 아빠가 입어도 된다는

옷만 입을 수 있잖아요!

웃는 것도 아빠가 허락할 때만 웃어야 해요!"

누나가 느닷없이 큰 소리를 치며 화를 냈다.

물론 누나의 말에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나도 누나 편을 들기로 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둔 어느 가정의 이야기인 오이 대왕은 

'볼프강'의 시선으로 사건이 전개됩니다. 어느 날 지하 창고에서 나타난 오이 대왕.(생긴 게 오이 같기도, 애호박 같기도 해서 오이 대왕이라 합니다) 자신은 구미 오리 2세이고, 권력이 무너져 잠깐 쫓겨나 이곳으로 망명을 하려 한다고 합니다. 자신을 왕이라 부르게 하고, 손등에 입을 맞추라는 등 "짐은........ 하노라." 하는 이상한 말투와 행동들로 가족들을 경악시킵니다.

 아빠는 오이 대왕을 언론에 알리려 하지만 신문사 편집장들은 미치광이 취급을 합니다.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오이대왕을 찍어보지만 사진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아 좌절하게 됩니다. 아빠는 무척 권위적이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가족들을 통제하려 해요. 오이 대왕의 모습은 아빠와 몹시 닮았어요.그래서 그런 걸까요? 아빠는 가족 중 유일하게 오이 대왕에게 호의적입니다.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는 아빠에 대한 가족들의 불만이 하나 둘 드러나며오이 대왕과 아빠 VS 볼프강과 가족들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가족 소개를 해볼게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무척 쿨한 성격의 할아버지.뇌졸중으로 입이 삐뚤어졌지만 지혜로운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마흔 살의 자동차보험회사 만년 과장인 아버지.작은 부서에서 승진도 못해 스트레스가 가득하고, 집을 살 때 받은 대출도 평생 갚아야 하는괴로운 가장입니다. 아버지와 동갑이고 겉으로 보기에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어머니.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 하지만 뭔가 정신없어 보여요. 공부를 잘하는 똑똑한 고1 마르티나 누나. 열네 살 볼프강은 수학을 잘 못하고, 하슬링거 수학 선생님을 무척 싫어합니다. 막내 닉은 장래희망이 목수이고, 수업 도중 밖으로 나가 목수 할아버지를 찾아가곤 하는 엉뚱하지만 똘똘한 아이입니다.

틀어진 가족들 사이를 오가며 중간 역할을 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오이 대왕을 방 밖으로 못 나오게 한다는 조건으로 아빠와 오이 대왕은 둘만의 동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이대왕은 가족들 몰래 가족들의 비밀이나 약점을 캐고 다니죠.

아빠를 회사 사장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거짓말로 현혹시켜 자기 뜻대로 행동하게 하기도 하고요.

그 과정 중 가족들에게 비밀이 들키게 되고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닉은 어느 쪽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성장해 가는 닉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오이 대왕을 내심 좋아했던 닉이지만 그를 내보내는 것도 닉이 합니다.

"오이 대왕이 내리지 않으려고 했어. 우리집에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거야. 화를 벌컥 내며 내게 욕도 했지. 그래서 흙냄새가 나는 어느 집 지하실 창가에 내려놓고 왔어."

쉽게 잘 읽히고 중간중간 웃기는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읽기 전엔 오이라는 소재 때문에 거부감이 많았던 책이었어요.

가부장 적이고 독선적인 아버지가 바로 오이 대장의 모습이고,

각자의 가정 내 가족 중의 문제가 오이 대왕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나온 것 같아요.

우리 가정의 모습을 한번 잘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 가정에서 나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며 꼰대 짓을 하고 있진 않은지...

독일이나 우리나 가정의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네요^^

이해와 소통으로 우리 가족들 간의 거리를 좁혀가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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